출처 : 동아사이언스,김우재,2026.4.301
링크 : https://www.dongascience.com/ko/news/77661

요약 : 모든 생명체가 자신이 감지할 수 있는 감각 신호들로만 이루어진 고유한 세계 안에서 산다는 이론 ‘움벨트’가 있다. 개는 냄새의 세계에서, 박쥐는 초음파의 세계에서, 초파리의 세계에는 화학 분자들로 가득하다. 초파리의 더듬이에 분포한 수백 개의 후각 수용체들이 공중의 분자를 잡아내고 그것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해독한다. 곤충의 후각 수용체들은 진화가 수천만 년에 걸쳐 특정 분자들에 맞게 조율해왔다. 생물체들이 화학 신호를 매개로 어떻게 서로를 찾고, 피하고, 속이고, 협력하는가 이 질문들에 답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도구들은 초파리 유전학이 갖고 있다. 이 맥락에서 벗초파리는 각별한 의미를 갖는다. 벗초파리는 썩어가는 과일을 공략하는 노랑초파리와는 달리 나무에 달린 신선한 과일을 공략하는데 이 전환을 가능케 한 것은 후각 수용체 유전자들의 변화였다. Or67a와 Or22a 수용체가 발효 냄새보다 신선한 과일 향의 에스테르류에 더 민감하게 조율되었고 암컷의 산란관은 톱날처럼 발달해 체리나 블루베리 껍질을 뚫고 알을 심을 수 있게 되었다. 초파리의 지오스민 회피 반응은 식욕이나 성욕을 지배하는 회로 위에, 독소 회피 회로가 상위 우선순위로 자리하게 한다. 우리 인간도 초파리와 마찬가지로 화학 신호의 세계 속에 살고 있다. 갓 구운 빵 냄새에 침이 고이는 것, 상한 음식 앞에서 반사적으로 고개를 돌리는 것, 비 오기 전의 흙냄새(지오스민)가 묘한 그리움을 불러일으키는 것 등 이 모든 반응이 수백만 년의 진화가 후각 회로에 새겨놓은 결과다. 초파리 후각 연구가 밝혀낸 수용체-회로-행동의 연결 고리는 인간을 포함한 모든 동물이 공유하는 생명의 기본 문법을 보여준다. 그 문법을 읽을 수 있게되면 알츠하이머나 여러 신경 질환의 조기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기초가 되고 있다. 이 지식들은 이미 실용의 언어로도 변역되고 있다. 화학 살충제를 무차별 살포하는 대신 해충의 감각 언어를 역이용하는 ‘푸시-풀’전략이 있다. 한국 농업에서도 이 문제는 멀지 않다. 원산지 생태게에서 이 곤충이 어떻게 균형을 유지해왔는지를 연구하는 일은, 단순한 방제를 넘어 생태계의 작동 원리를 이해하는 작업이다.

한 줄 요약 : 초파리 더듬이의 과학적 원리를 이해하며 인간생활에 연관지어 바라보고 실용성을 확보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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